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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돈 아끼는 달달한 '짠테크'…유튜버 '정가거부'[인터뷰]

등록 2023.12.01 04:01:00

'할인혜택' '짠테크' 콘텐츠 만드는 '정가거부'

"최소 스타벅스 한 잔은 버실 수 있도록 한다"

'알뜰폰' '카드' '편의점 행사' 콘텐츠로 큰 호응

"포인트 유효기간, 마일리지 제도 개선하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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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정가거부' 유튜버가 14일 서울 마포구 한 스튜디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3.11.1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아름 리포터 = "집에서 컴퓨터만 하던 방구석 백수였어요. 할 거 없을까 하다가 커뮤니티 카페를 통해 요즘에는 정보를 유튜브로 검색한다는 소식을 듣고 시작했어요"

뉴시스는 지난달 14일, 서울 마포구 한 스튜디오에서 할인 혜택을 정리해서 콘텐츠를 제작하는 유튜버 정가거부(곽민규·32)를 만났다.

정가거부는 15만9000여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버다. 주로 할인 혜택을 정리한 '짠테크' 콘텐츠를 제작한다.

'짜다'와 '재테크'의 합성어인 짠테크는 줄일 수 있는 소비는 줄이자는 의미로 불안정한 경제 상황에 주로 등장한다. 나아지지 않는 물가에 MZ세대를 중심으로 하루에 한 푼도 쓰지 않는 '무지출챌린지'까지 생겨났다.

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 있는 행사를 위주로 소개하는 정가거부는 짠테크 같지 않은 게 자신의 콘텐츠의 강점이라고 말했다. "저는 하루에 10원, 100원 벌리는 건 의미없다고 생각한다"며 "최소 스타벅스 한 잔은 버실 수 있도록 한다"고 밝혔다.

그의 콘텐츠는 2030 남성이 대상이다. 실제로도 구독자 성비 중 남성이 압도적으로 많다. 2030 남성을 대상으로 한 이유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짠테크를 귀찮아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그중에 남성이 더 귀찮음을 느낀다고 생각해요"라고 말했다.

아울러 "앱을 설치하거나 소소하게 참여하는 등의 과정이 귀찮으니까, 남성분들이 통신사 할인이라도 받았으면 했다"라고 설명했다. 간결한 길이의 영상을 추구하는 점과 남성들이 자주 사용하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도 그 이유였다.

그는 유튜브 채널명을 고민하던 중 '양심적 병역 거부'라는 기사를 보고, '정가를 거부한다'라는 문장을 떠올렸다고 한다. 지금의 '정가거부'라는 활동명이 탄생하게 된 계기다.

평소 인터넷 검색을 집에서 많이 해 왔던 터라 '안 되면 말고, 되면 좋고'라는 마음으로 부담 없이 유튜브를 시작했다고 한다.

정보 전달 콘텐츠인만큼 내용에만 집중하기로 했다. 그래서 썸네일부터 영상 편집까지 심플함 그 자체다. 썸네일은 대부분 크기가 큰 글자가 커다랗게 적혀있어, 어떤 내용인지 눈에 확연히 들어온다. 누군가는 영상에 큰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고 볼 수 있겠지만, 정가거부만의 스타일이다. 콘텐츠는 꾸밈없는 그의 실제 모습과 닮았다.

유튜브 생태계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억지스러운 컨셉을 시도해 볼 수도 있었지만, 그는 꿋꿋했다. 자연스럽고 소탈한 모습이 그의 컨셉이라면 컨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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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정가거부' 유튜버가 14일 서울 마포구 한 스튜디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3.11.16. [email protected]


매달 정기 콘텐츠인 '알뜰폰', '카드', '편의점 행사'를 기다리는 구독자가 많다. 주기적으로 다루는 할인 혜택은 콘텐츠를 만들 때 확인하는 과정에서 시간이 꽤 걸린다고 한다. 특히 알뜰폰은 매달 상품 조건이 달라져서 고된 만큼 가장 높은 조회수를 기록한다.

매년 가입률 20%가 넘는 성장세를 보이는 알뜰폰은 약정이 없고, 비교적 요금이 저렴한 탓에 많은 사람이 찾는다. 알뜰폰을 찾는 사람이 많아짐과 동시에 통신 회사와 상품도 다양해졌다. 그만큼 꼼꼼히 비교해 보고 상품을 선택해야 하지만, 이는 바쁜 현대인에게 큰 부담으로 다가온다. 그 탓에 비싼 요금제에도 '그냥 쓰고 말지'하며 다른 상품으로 이동하지 못하는 모습도 보인다. 그의 짠테크 콘텐츠를 찾는 단골 구독자가 많은 이유는 이러한 소비 흐름을 잘 파악해 영상을 제작하기 때문이다.

평소 컴퓨터와 오래 붙어 있는 시간이 길어 할인 혜택 정보를 찾는 일은 그에게는 시간문제다. 게다가 본업이 유튜브이다 보니 업로드가 빠르게 된다. 보통 일주일에 2편 가량의 영상을 올린다.

그는 오랫동안 컴퓨터와 붙어있다 보니 사람들과 대화하는 것을 어색해한다고 한다. 한 번은 구독자 이벤트에 직접 나갔지만 선물인 핸드폰만 주고 줄행랑쳤을 정도라고.

콘텐츠를 제작할 때, 정확한 정보를 주기 위해 많이 찾아보고, 직접 시도하는 방법을 고수한다. 그럼에도 구독자들에게 의도치 않게 잘못된 정보를 준 꼴이 되는 경우도 허다하다고 말했다. 행사 본문에 흔히 기재된 '이벤트는 주최자의 사정으로 변할 수 있다'라는 문구가 이 사례에 해당한다.

향후 목표에 관해 묻자, "기업과 협업해서 구독자분들께 쿠폰 등의 혜택을 주고, 모든 포인트의 유효기간을 없애는 게 목표에요."라며 "현재 기업들의 마일리지·기프티콘 등의 제도 변화를 위해 영향력 있는 유튜버가 되고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팬들에게는 "항상 봐주셔서 감사하고, 돈 많이 모으고 죽지 마세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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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돈 아끼는 달달한 '짠테크'…유튜버 '정가거부'[인터뷰]

등록 2023.12.01 04:0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