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떡상 치트키'…숏폼은 지금 고양이 세상
등록 2024.08.14 16:14:03
온라인 서 '꽁냥이' 등 고양이 숏폼 영상 유행
대화 나누는 고양이, AI 고양이도 밈도 등장
'인간관계에 지쳐 고양이 영상에 몰두' 분석도
[서울=뉴시스] 허나우 리포터 = '꽁꽁 얼어붙은 한강 위 고양이'부터 'AI 고양이'까지, 2024년 숏폼(짧은 동영상)의 피드는 고양이가 장악했다.
"꽁꽁 얼어붙은 한강 위로 고양이가 걸어 다닙니다", 이른바 '꽁냥이 챌린지'는 중독성 있는 가사에 맞춰 춤을 추는 챌린지다.
에스파 카리나, 라이즈 원빈, NCT WISH 등 인기 K-팝 스타들도 동참했으며 요즘은 외국에서까지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사실 인터넷 밈(Meme·온라인 유행 콘텐츠)의 시초는 2021년 12월 27일 MBN 뉴스7의 보도 장면이다.
당시 MBN은 기록적인 한파에 대해 보도했는데 고양이가 얼어붙은 한강을 건너는 모습을 화면에 담았다. 이 상황을 소개하는 기자의 멘트가 네티즌들에 의해 재밌게 변형돼 노래가 된 것이다.
이를 시작으로 고양이가 등장하는 숏폼 콘텐츠는 전성시대를 맞았다.
고양이가 온라인 콘텐츠 소재로 큰 사랑을 받는 이유는 뭘까?
귀여운 반려동물이면서도 사람과 대등한 지위에 있는 도도하고 영리한 존재라는 복합적인 이미지 때문에 다양한 성격의 콘텐츠에 활용할 수 있다는 해석이 뒤따른다.
실제로 최근 등장한 한 가지 밈은 고양이를 마치 사람처럼 묘사해 큰 인기를 끌었다.
'고양이 대화 밈'(Talking cat meme)은 고양이가 마치 아기가 옹알이를 하는 듯한 소리를 내는 모습을 이용한 온라인 유행이다.
이 장면을 이용해 두 고양이가 대화를 주고받는다는 설정으로 다양한 영상이 만들어졌다.
지난 6월 13일,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이 밈을 이용한 '대전에는 성심당 말고 지질박물관도 있다'는 제목의 쇼츠 영향을 유튜브 채널에 올렸다.
대전 시내 전경 사진을 배경으로 고양이 두 마리를 합성한 뒤 대화하는 고양이 밈을 이용해 제작한 영상은 게시 일주일 만에 조회수 1000회를 넘겼다.
노란색 털 무늬 고양이가 "이번에 대전 여행 가셨다면서요? 어디 갔다 오셨어요?"라고 묻자, 진갈색 털 무늬 고양이가 "성심당(대전의 유명 빵집)하고…성심당 부띠끄…성심당 DCC…"라고 답한다.
노란색 고양이가 주먹을 날리며 응징하는 장면으로 끝나는데, 이는 대전에 위치한 지질박물관을 소개하기 위함이다.
이를 본 사람들은 "너무 귀엽다" "대전에 성심당 이외에 다양한 장소가 있는 줄 몰랐다" "지질박물관에 꼭 방문해 보겠다"라는 반응이 대다수다.
최근엔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술로 'AI 고양이' 영상을 만드는 것도 온라인상에서 유행 중이다.
지난 3일 워싱턴포스트(WP)는 '인터넷에서 가장 사랑받는 동물이 놀라운 AI 변신을 선보이다'는 내용을 소개했다. AI로 생성된 고양이 영상을 중심으로 소규모 산업이 생겨날 정도라고 설명한다.
실제로 올해 3월 'AI 고양이 이야기(Tales of AI Cats)'는 인스타그램 계정과 틱톡, 유튜브 채널은 사슴 눈을 가진 고양이 생성 이미지로 유머러스한 스토리 영상을 게시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몇 달 만에 인스타그램에서 10만9000명 이상의 팔로워를 얻었고 틱톡에서는 수백만 건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고양이의 입체적인 이미지가 온라인상에서 밈 창작·확산을 주도하는 MZ세대(밀레니얼+Z 세대·1981~2010년생)의 정서에 잘 맞아떨어진다는 분석도 있다.
기존 창작물을 해체하고 독창적으로 재구성하면서 즐거움을 느끼는 젊은 세대에게는 고양이가 좋은 2차 창작의 대상이라는 것이다.
한편 고양이 영상에 몰입하는 시청자는 대부분 인간관계에 지쳤다는 분석도 나왔다.
인도 크리에이터 아비셰크 초우다리라(Abhishek Choudhary)는 "영상에 인간을 포함하지 말라는 댓글을 너무 많이 본다"라며 "사람들은 탈출구를 원한다. 그들은 무고한 고양이에게서 자신을 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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